새소식 및 공지사항

2020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자 발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08.03|조회 : 1587


■ 2020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자 및 작품(총 14건 선정)

부문

어권

지원대상자

장르

번역작품

번역

영어

자넷 홍

소설

뱀과 물(배수아 作)

김구슬, 달시 파켓

제왕나비(최동호 作)

션 할버트

소설

뜨거운 피(김언수 作)

장해니

소설

단순한 진심(조해진 作)

이소영

캣콜링(이소호 作)

불어

이소영

파비앙 르클레르

소설

단순한 진심(조해진 作)

김혜경

장 클로드 드크레센조

소설

캉탕(이승우 作)

독일어

김경희

베티나 오피츠 헨

연옥의 봄(황동규 作)

이기향

소설

희랍어 시간(한강 作)

스페인어

이신선미

소설

단순한 진심(조해진 作)

차로 알바라신

소설

당분간 인간(서유미 作)

일본어

이흥숙

소설

한중록(혜경궁 홍씨 作)

중국어

이정옥, 리우 종보

소설

경애의 마음(김금희 作)

러시아어

박카밀라

김하은

소설

단순한 진심(조해진 作)


■ 심사위원

-영어 : 손영주(서울대 교수), 존 프랭클(연세대 교수)

-불어 : 이수미(이화여대 교수), 앙트완 코폴라(성균관대 교수)

-독어 : 김이섭(번역가), 프리더 슈타펜벡(한국외대 교수)

-스페인어 : 윤선미(번역가)

-일어 : 박상도(서울여대 교수)

-중국어 : 공상철(숭실대 교수), 전성광(인하대 교수)

-러시아어 : 최건영(연세대 교수)

-터키어 : 괵셀 튀르쾨쥬(터키 에르지예스대 교수)

-그리스어 : 아말리아 지오티스(한국외대 교수)

-베트남어 : 전혜경(한국외대 교수)

-몽골어 : 유원수(전 서울대 HK부교수)

-우즈베키스탄어 : 오은경(동덕여대 교수)

-국문학 : 이재복(한양대 교수)

■ 심사평

<영어권>

2020년 한국문학 번역·연구지원 영어권 신청은 번역 지원 14건, 연구 지원 2건으로 총 16건이었다. 심사 결과 번역 지원을 5권 선정하고, 한국문학 분과와 협의를 통해 연구 지원은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번역 지원의 경우 원작의 문학성과 번역의 가치, 번역의 수준 및 실질적 출판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할 때 5건이 돋보였다. 배수아의 『뱀과 물』과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은 번역의 충실성과 가독성이 대체로 우수했고, 이소호의 『캣콜링』의 경우 원작의 실험성 및 전체적인 난이도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김언수의 『뜨거운 피』 의 경우 종종 소소한 누락이나 단순화, 변형 등으로 인해 원문의 문체와 밀도, 뉘앙스가 잘 살지 않는 대목들이 있었으나 수정 가능한 정도로 보이며, 최동호의 『제왕나비』 역시 대체로 무난한 편이었으나 종종 원작의 강렬한 이미지나 서정성이 느슨해지거나 변형되는 대목들이 발견되어 공동 번역자간 긴밀한 협업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불어권>

심사 기준 : 원작의 작품성, 번역의 수준, 번역된 언어권의 작품에 대한 관심도(정서적 호응도, 번역의 가독성 및 표현성), 번역출판의 경험 등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단순한 진심』 (조해진)

원작의 작품성이 뛰어나고 주제도 흥미롭습니다. 조건 지어진 현실상황과 인간의 존재의식에 기반을 두고 그와 관련된 제 문제들이 지니는 철학적 가치를 다루고 있어서 프랑스 독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보입니다. 번역 역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번역이 자연스러워 가독성이 매우 좋은데, 특히 프랑스어 어휘 선정이나 표현성이 탁월하여서 단순히 훌륭한 번역을 넘어 제 2의 창작이라 평가받을만합니다.

『캉탕』 (이승우)

원작의 작품성이 높고, 번역도 좋아서 무리 없이 잘 읽힙니다. 캉탕 외에도, 그동안의 번역 경험이 많고, 프랑스 출판사와의 출판 작업이 꾸준히 지속된 점도 눈에 띱니다. 캉탕 역시 프랑스 출판사와 이미 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프랑스 독자들의 호응이 좋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독어권>

1) 황동규: 연옥의 봄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게 이루어졌다. 

독일 출판사와 계약이 체결된 점, 이전 출판사가 추천서를 보내준 점도 일정 부분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 한강: 희랍어 시간

소설이지만 상당한 수준의 시적인 감수성과 함축미를 보여주고 있다. 언어가 정갈하고 사건 전개도 무난하다.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게 잘 이루어졌다. 오히려 원문보다 번역문이 더 잘 읽히고 더 잘 와닿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럼에도 좀 더 훌륭한 글이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작품은 독일어권의 독자들이 한국인의 정서와 감성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독일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스페인어권>

2020년도 스페인어 번역지원에 신청한 4편을 번역자의 능력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기존실적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였다. 그 결과 3명이 동시에 신청한 『단순한 진심』의 경우 변역 1과 『당분간 인간』을 번역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1.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조해진 작가의 『단순한 진심』을 번역대상 작품으로 한 지원신청이 3편이 들어왔다. 한 작품에 3명의 신청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서로 경쟁하는 셈이 되었다. 전반적으로 3편의 번역이 양호했다. 3편 모두 원작의 상황, 분위기, 맥락의 이해도가 좋고 자연스럽고 가독성이 높은 문장력을 보이고 있어 최종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데 많은 고심이 요구되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번역 1과 2를 두고 상당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간혹 번역 2가 어휘 선택에 있어 더 적절할 때가 있었으나, 번역 1이 문체면에서 좀 더 유려하여 외국독자가 스토리에 집중하고 감동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이를 선정하게 되었다. 지원신청자 2번은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다른 작품으로 시도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2. 서유미의 『당분간 인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번역이다.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어휘 선택도 정확하다. 이미 번역 실적이 있는 번역가답게 긴장감이 떨어지는 곳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 텍스트에 대한 컨트롤을 놓치지 않는다. 덕분에 독자를 스토리에 몰두할 수 있게 만든다. 문체 면에서도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

 

<일어권>

2020년도 일본어 번역지원에 모두 6편이 접수되었는데, 이 중 2편은 원작의 문학성 및 번역의 가치를 고려하여 심사대상에서 제외 되었고, 나머지 4편을 심사대상에 두고 평가하였다. 4편의 작품 모두 진지함과 열정이 느껴지는 좋은 번역이어서 선정작을 고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선정작 『한중록』은 전체적으로 무리 없는 무난한 번역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문장 단위로 일대일 축자번역을 실시하면서도 일대일 대응이 어려운 부분에 있어서는 적절한 일본어의 어휘선택과 문장구사를 통해 비교적 원작의 내용을 일본어로 잘 옮겼다. 다만 작품의 특성상 우리말 고유의 전통적 정서와 깊이를 드러내야 하는 부분이 제대로 살려지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쉬운 현대 일본어로 번역하였기에 일반 대중에게는 쉽게 전달될 수 있으나 원작을 기록한 작자의 고유한 정서가 다소 반감된 부분은 고려의 여지가 있다. 그리고 우리말 어휘의 의미를 오해한 오역도 몇 군데 눈에 띄었지만 작은 흠이라 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본 작품은 몇 가지의 지적사항이 있음에도 우리의 전통 문학의 정서와 가치를 외국에 소개함에 있어 유익할 것이라고 하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번역 및 출판 계획 등의 종합적인 면을 고려하여 추천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외의 작품들 중 마지막까지 고심을 하게 한 작품이 있었다. 시를 번역한다고 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할 뿐 아니라 응축된 시어와 시의 기교에 담긴 미학성을 감안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인데, 이러한 측면에서 선정작으로 삼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있었다. 원시의 시적 정서를 충분히 이해하여 유려한 일본어로 번역하여 예술성을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번역 누락이 있고, 오역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문학적 가치 및 번역출판의 가능성을 고려해 볼 때 선정작에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었다. 또 한 작품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번역을 하였으나 한국식 고유 어휘 및 표현 기법 등에 대해 지나치게 고려하여 특징적 번역을 함으로 오히려 원작의 의미가 감퇴되는 경향도 있었다. 나머지 지원작은 전반적으로 수준 높은 번역이라고 판단하였으나, 원작의 전체 구성을 고려해 볼 때 중요한 부분에 대한 번역이 많이 누락이 되어있고, 번역한 분량 가운데서도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번역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중어권>

한한령(限韓令)의 여파인지 코로나-19 사태 영향인지, 올해 중국어권 번역·연구·출판지원 사업에는 작년에 비해서도 응모 건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번역·출판지원에 6건, 연구지원에 1건, 총 7건의 응모작이 심사 테이블에 올랐다. 그렇다 보니 기획의 다채로움이나 선정 작품의 다변성, 번역 수준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아무래도 선정의 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연구지원 분야의 경우 당대 한국과 중국의 지식장을 관통하는 보다 예각적인 시선이 필요하다는 과제도 함께 얻었다.

응모작 대부분은 번역문 자체만 놓고 볼 때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원문과 번역문의 기능적 등가성 또한 무난하게 구현해내고 있다. 그러나 맥락적 등가성을 구현해내는 데 대부분 응모작들이 난맥상을 드러낸다. 이 사업의 취지가 ‘문학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두 나라 사람들의 마음과 정서를 잇는 데 있음을 기억하자. 이를 위해서는 번역자 자신의 문학적 감수성 뿐 아니라 두 문화를 횡단하는 소통 역량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데, 응모작 대부분이 이 대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번역문 자체에 ‘문학적’ 감동이 부족하다. 번역문과 원문 사이에도 간극이 제법 드러난다. 그래서 원문은 종종 자의적으로 재편되어 다른 맥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대부분의 응모작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향후 작업에 참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가운데 김금희의 『경애의 마음』이 가장 눈에 띄었다. 상술한 문제들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가장 잘 읽히면서 가장 중국적인 번역문이었다. 외국인으로서 작가 특유의 찰진 문장을 소화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도 나름대로 이를 잘 번역해내고 있다. 두 번역자의 팀웍이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듯 보인다. 다만 두 번역자의 상이한 언어 습관이 충돌해 작품의 유기성을 깨트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 문제는 향후 작업에서 반드시 유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기회를 얻지 못한 응모자들도 더 분발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차이는 크지 않다. 참고로 향후 작품을 선정할 때 양국 간의 문화적 코드나 문화시장 상황, 작가의 소개 빈도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중국과의 경색된 분위기도 해소가 되고 있는 만큼 내년엔 많은 응모가 있기를 기대한다.

 

<러시아어권>

두 원고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의 번역입니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러시아어권 전문가 확보라는 측면에서 두 작품 모두 지원해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불가피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단순한 진심』을 지원 대상으로 추천합니다. 『아홉번째 파도』의 경우는 출판 경험이나 역자 역량으로 보아 러시아 측 출판사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커보입니다.

소개할 작품의 내용면에서도 『단순한 진심』이 더 소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번역수준도 높고 공동작업자의 역량도 높아보입니다. 작품내용에 대한 역자의 문제의식에도 나타나지만 이 작품은 러시아어권(구소련 외) 독자들에게도 화제가 될 여지가 많습니다. 『아홉번째 파도』의 번역에서 각주가 많은 것은 성실/친절한 인상을 주지만 번역서에서는 그것이 약점이기도 합니다.

 

<터키어권>

신동엽 문학상과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조해진의 장편소설 『단순한 진심』은 프랑스로 입양된 한국계 극작가 ‘나나’가 뜻밖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의 기원을 찾으로 한국으로 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주 흥미 있어 보이는 작품을 다 읽지 못 해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하겠다.

최근에 터키어로 번역된 한국 작품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서 터키 출판사들은 한국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이 작품이 터키에서 출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해진의 장편소설 ‘단순한 진심’의 짧은 한국어 원본과 터키어 번역 26장을 검토한 결과 심사평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겠다.

번역가의 번역 능력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문학적인 가독성이 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번역가가 의역보다 직역을 많이 하였다. 터키 독자가 읽으면 어색하게 느낄 문장이 많아 보인다.

번역가가 터키인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터키어 어휘 선택 과정에서 틀린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어 선택에 일관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맞춤법이나 단어를 잘못 쓴 것이 많다. 번역의 문학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터키어 관용 표현을 많이 사용하려고 애를 썼지만 적절하지 않는 관용 표현이 눈에 많이 띈다. 번역가가 긴 문장을 번역할 때 잘못 연결하는 사례들이 있다. 공동 번역가 또한 터키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잘못 번역된 문장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불확실한 가정은 지속적으로 위로의 힘을 발휘할 수 없다.(25쪽)

 

Fakat belirsiz, bilinmez bir aile surekli olarak teselli olamaz.

(여기서 ‘가정’이라는 말은 가족의 뜻으로 번역되었다.)

Fakat kesin olmayan bir varsayım daima teselli edici olamaz.
(원래 가정은
‘assumption’ 뜻인 것 같다.)

모국어가 터키어인 번역가와 공동 번역을 하는 것이 좋겠다. 심사 결과 총점은 ‘61’ 점으로 채점하겠다. 원작의 문학성 및 번역가치가 있지만 검토한 번역 원고는 충분하지 않다 하겠다.

 

<그리스어권>

그리스는 달랐다(백가흠 作)

번역된 문장들을 따라가기가 힘듭니다. 번역문은 문법적, 구문론적인 오류가 많고 내용이 부드럽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각각의 문장들은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될 정도입니다. 번역과 출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프로젝트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이 번역을 권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베트남어권>

『디어랄프로렌』(손보미 作)

원작 내용 번역이 비교적 충실하고 정확하게 번역되어 있다.

그러나 직역 번역 느낌으로 인해 원작 감동에 방해되는 부분이 있어 가독성에 다소 문제가 있다.

『단순한 진심』(조해진 作)

원작 내용을 이해하고 성실하게 번역하였으나 지나친 직역에 치중하여 문맥이 어색하거나 문장이 길어지거나 세련되지 못하여 원작이 주는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몽골어권>

지원자의 번역 능력은 충분하며 기존 실적으로 미루어 보건대 몽골 유명 출판사에서 출판될 수 있으리라고 보지만 몇 가지 당부드릴 것이 있습니다.

1. 표기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실 부분이 있습니다.

2. 번역에 재고를 당부드릴 대목이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어권>

지원자는 이미 한국문학 작품 4편을 우즈벡어로 번역·출판한 바 있고, 출판사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고, 신뢰할 만한 출판사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기본적인 신뢰가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번역 면에서도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심각한 오역은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문장도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다만, '채식주의자'라는 제목을 "ВЕГЕТАРИАНКА"라는 러시아어 표현을 쓴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것을 제안한다. 주인공이 여성인 점을 강조하기 위해 'КА'라는 여성형 어미를 쓰기 위해 러시아어 단어를 쓴 것은 이해되지만 우즈벡어 번역이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지는 재고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국문학>

2020년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 지원 사업에 접수된 작품은 모두 61편이었다. 그 중 번역이 52, 출판이 2, 연구지원이 7건이었다. 지원 상황을 보면 번역에 지원자가 몰려 있고 권역별로는 영어권 13, 불어권 7, 독일어권 4, 스페인어권 4, 일본어권 6, 중국어권 6건 등으로 나타났다. 출판지원은 알바니아어권 1, 카자흐스탄어권 1건이었고, 연구지원은 영어권 3, 불어, 독어, 중국어, 카자흐스탄어권이 각각 1건 등이었다. 61건의 심사와 관련하여 세운 원칙은 변역과 연구, 출판 분야와 각 권역 분야를 적절하게 안배하여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적인 안배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제 중의 하나는 작품에 대한 가치에 대한 평가를 우선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먼저 전제되고 난 후에 적절한 안배와 같은 균형적인 인식이 뒤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국문학 분야에서 이 작품들에 대한 가치 평가가 먼저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접수된 61편에 대한 가치 평가를 위해 몇 가지 나름의 기준 혹은 원칙을 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접수된 61편은 한국문학의 범주 내에서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기준이나 원칙이 뚜렷하지 않으면 가려 뽑기가 결코 쉽지 않다. 만일 이 기준이나 원칙대로 선별하지 않는다면 혹자들은 이것을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평가 내지 선별 작업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래서 나름의 평가 기준을 정했는데 어쩌면 다소 범박할 수도 있는 기준이지만 그것의 원칙만을 잘 지키면 어느 정도 가려 뽑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그것은 첫째 작품이 형식과 내용 면에서 일정한 완결성과 예술성(미학성)을 구현하고 있는가, 둘째 작품에서 다루는 것이 인류 보편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셋째 작품에서 다루는 세계나 그 의미가 단선적이고 표피적인 차원을 넘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가 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기준과 원칙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의 경우 개인이나 국내를 넘어 인류와 지구 공동체가 지니는 보편적인 가치에 근접해 있다고 판단했으며 지금, 여기 더 나아가 미래에 문학이 존재할 가치가 있다면 혹은 문학이 인류사회에 어떤 효용성을 지닌 양식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적어도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런 기준에 입각해서 61편의 작품들을 평가했으며, 그 연후에 번역, 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 가능성, 사업수행 능력, 결과물 활용 가능성, 지원신청금의 적절성 등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것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작품을 선정하였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선정된 작품은 위에서 제시한 세 가지 기준과 현실적인 조건을 충족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